2009.7.12 장마비 오던 날
2009년 7월 12일
본격적인 장마비가 호우로 바뀌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묘희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주방장님이 쌀을 씻어 달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쌀씻기는 처음 해 보는 일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점심후 설겆이하는 장면이네요.
창고에 물이 스며들어 배수작업도 하고
생활실 청소,
할머니 식사 거들기,
말벗되어 드리기.....
묘희원 앞 마당이 빗물에 씻겨져 내려가
이런 그림을 만들었네요.
이사장이신 보각스님의 법문의 주제는 '오비이락 파사두야'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 그 배에 하필이면 지나가던 독사 머리에 맞아 즉사하였는데,
철천지 원수로 지냈다는 내용.
전혀 고의성이 없이 연관이 없음에도 원수로 지냈다는 것
비슷한 이야기로 철원 심원사의 창건설화를 소개합니다.
<심원사 생지장도량에 대한 창건설화>
옛 신라시대의 이야기로, 당시 강원도 철원땅 보개산 기슭에 큰 배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가지가 휘도록 먹음직스러운 배가 열린 어느 해 여름날,
까마귀 한 마리가 배나무에 앉아 짝을 찾듯 '까악까악'울어대고 있었다.
배나무 아래에는 포식을 한 독사 한 마리가 여름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때 까마귀가 다른 나무로 날아가는 바람에 가지가 휘청거리며 커다란 배 한 개가 독사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느닷없이 날벼락을 맞은 뱀은 화가 나서 독기가 오른 머리를 하늘로 쑥 뽑아 사력을 다해 독을 뿜어내었다.
독기 살을 파고들면서 순식간에 까마귀는 힘이 쑥 빼진 채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뱀도 너무 세게 얻어맞은 데다 독을 다 뿜어내어 죽고 말았다.
'까마귀 날자 배 덜어진다'더니 어처구니없이 까마귀와 뱀이 함께 죽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까마귀와 뱀은 죽어서까지도 서로 원한이 풀리지 않았고,
뱀은 죽어서 우직한 멧돼지가 되고 까마귀는 암꿩으로 환생하였다.
멧돼지가 된 뱀이 먹이를 찾아 산을 헤매던 어느 날,
마침 암꿩이 된 까마귀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멧돼지는 전생의 일을 기억하며 살며시 등성이로 올라가 발밑에 있던 큰 돌을 힘껏 굴렀고,
암꿩은 미처 피할 겨를 없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까마귀를 죽인 멧돼지는 속이 후련하였다.
이때 사냥꾼이 그곳을 지나다가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꿩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단걸음에 자신의 오두막집으로 내려가 부인과 함께 요리를 해 먹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
결혼한지 오래되었지만 태기가 없던 사냥꾼 아내에게 그달부터 아기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열 달이 지난 후 사냥꾼의 아내는 옥동자를 분만하였고,
두 내외는 금지옥엽 정성을 다해 아들을 키웠다.
이윽고 아들은 씩씩한 소년이 되어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활쏘기를 익혔다.
그러나 전생의 업보를 통해 태어난 아이는 멧돼지를 잡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
그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느 날 사냥을 헛탕치고 두 부자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아들에 멧돼지가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 저기 멧돼지가 있어요!"
아들의 외침을 들은 사냥꾼은 정신이 번쩍 들어 활시위를 당겼고,
화살은 멧돼지 머리에 정통으로 맞았다.
멧돼지가 죽은 것을 확인한 아들은 기뻐 날뛰며 소리쳤으며,
장성할수록 더욱 멧돼지를 증오하는 마음이 커졌다.
세월이 흘러 사냥꾼은 사냥도구를 아들에게 물려준 채 세상을 떠났고,
중년에 이른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여전히 사냥을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보개산으로 사냥을 나간 아들은 그날따라 일찍이 볼 수 없엇던 이상한 산돼지를 발견했다.
그 산돼지은 우람할 뿐 아니라 온몸에서 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는데 보는 순간,
있는 힘껏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적중시켰다.
그러나 금멧돼지는 피를 흘리면서도 여유있게 환희봉을 향해 치단는 것이었다.
그는 멧돼지가 숨어있는 곳까지 쫒아 올라갔지만,
멧돼지는 간 곳이 없고 돼지가 있어야 할 장소에 지장보살 석상이 샘 속에 몸을 담근 채 자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석상의 몸에는 사냥꾼이 명중시킨 화살이 꽂혀 있었고
사냥꾼은 그 묘한 광경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분이었다.
까마귀와 뱀의 인과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처님께서 멧돼지로 화현하여 화살을 맞은 까닭은 알 리가 없었다.
그는 물 속에 잠긴 작은 석상을 꺼내고자 안간힘을 썼으나 석상은 보기보다 무거워 끄덕도 하지 않았고 날이 저물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튿날 그 자리를 다시 찾은 사냥꾼은 또 한번 놀랐다.
어제 분명히 샘 속에 잠겻던 석불이 어느새 물 밖으로 나와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은가.
이에 크게 깨달은 그는 석불 앞에 합장하고 출가하기를 결심하게 되었으며,
그를 따르는 3백여 무리를 동원하여 절을 짓고 석불을 봉안하였다.
지금도 강원도 철원 보개산에 가면 신라시대 이순석이란 사냥꾼이 지었다는 절 석대암이 있으며,
이 절의 주불인 지장보살은 석 자의 키에 왼손에는 구슬을 들고,
왼쪽 어깨에는 사냥꾼의 화살이 박혔던 자리라고 전하는 한 치 가량의 금이 뚜렷이 남아 있다.
이후 이 이야기는 살아있는 지장보살의 가피를 입은 심원사 창건설화로 변용되어 '황금멧돼지와 사냥꾼'이라는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다.
늦게 오신분을 위해 다시 한번 더 셔터를.....
비가 줄기차게 오는 중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신 모든 분
모두 수고가 많으셨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