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순례기/들어가며

나마스테! 인디아!

慈光/이기영 2013. 1. 29. 16:01

 

나마스테! 인디아!

 

인도에는 인도가 없다!?

 

도를 일주일간 여행하면 한 권의 책을 쓰고,

석 달을 여행하면 1시간 강의를 하고,

1년을 살다가 오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도 첫인상  

 

<차도車道 뿐인  인도印度에는 인도人道가 없다.   

사람, 자동차, 릭샤(=택시, 사이클릭샤, 오토릭샤), 자전거, 오토바이, 소와 개 등이 서로 엉키어 다녀도 서로 양보하며

열흘 여행간 한건의 사고도 목격되지 않았다.

 

 

'박쉬쉬’를 외치며 달려와 진드기처럼 달겨붙는 아이들에게  현지인 가이드를 통해 10루피짜리 한장씩 나누어 주었다. (1루피=20원)

생각이 깊은 우리의 가이드('로이'라는 이름을 가진)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주지 말라고 한다.>

 

 

 

한의 33배가 되는 면적에 12억의 인구, 지폐에 사용된 공용어만 해도 무려 15개,

태어나면서부터 결정지어지는 8억의 신도를 가진 힌두교를 비롯한  이슬람교(1억),

불교(5백만), 자인교, 시크교,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등 세계 종교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나라이며,

 아직도 카스트라는 계급제도가 엄연히 존재하고,

도심을 제외한 곳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밭이나 공터에서 큰일을 보고 뒤처리는 물로 하며(휴지를 사용하면 1인당 1달에 28kg이 들어가 나무가 그 만큼 필요하다),

그런 덕분으로 인해 울창한 나무의 숲은 어디를 가나 우거져 있다.

 

외국인을 보면 어디선가 조르르 달려와 ‘박쉬쉬(적선)’를 외치며 팔을 잡아끄는 작고 까만 손들.......

우리의 1960년대처럼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모습이 마치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IT강국의 나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비옥한 땅이 있고 온화한 기후를 가진 나라,

술은 아무데서나 구입할 수 없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즐겨하는 나라.

처음 대하는 인도는 마치 무질서한 것처럼 보여도

 ‘혼돈속의 질서(카오스)’를 조용히 지키며 사는 나라로 보였다.

 

타지마할 

페르시아,이집트,이태리 등에서 초빙되어 온 최고의 예술가들과 2만 여명의 인부, 1천마리의 코끼리 등이 되었으며,

                세계 각지의 보석들로 장식되어 외부 밝기에 따라 건물의 색이 바뀌는 65m의 대리석 건축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지정된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 타지마할

 

지마할은 17세기초 무갈제국의 '샤 자한' 황제가 부인을 전쟁터에 데리고 다닐 정도로 너무나 사랑했으나

14번째 아들을 출산한 뒤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예쁜 무덤을 만들어 달라’는 유언에 따라 22년간 공사를 하여 완공하였으나,

아들에게 아무나 강변의 아그라성 감옥에 유폐된 채 자신이 지은 타지마할을 바라보다가 죽음을 맞이하였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백성들이 얼마나 고생했는가를 생각해 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조상들의 피땀으로 지어진 훌륭한 건축물로 인해

인도에 오는 문화관광객들이 반드시 찾게 되는 지금은 후세들에게 중요한 관광수입원이 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역사는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갠지스강

가트라고 불리는 계단에서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하고 하류에서는 화장을 한다.

                      (화장하는 모습은 근접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먼발치에서 담았다)

 

 

힌두인들의 영혼 - 갠지스강

 

도말로 강가(Ganga)라고 부르는 바라나시 갠지스강은 힌두인들에게는 성스러운 강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이 물-병에 담아 판매하는-로 목욕을 시키고,

평소에는  이 강물에 목욕을 하면 업業이 씻어지고 영혼이 맑아진다고 한다.

 목욕을 하고 화장을 하는 계단을 가트(Ghat)라고 하는데,

이즈음 바라나시도 겨울철이라 우리의 초봄 날씨같이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목욕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또한 늙으면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조용히 집을 나와 걸식을 하다가

 죽음에 이르면 시신을 거두어 자신의 유언-목걸이 등에 적어둠-에 따라 정부에서 화장을 시켜준다고 한다.

 

 

 

 

 

 

다메크 스투파와 나란다대학터

‘진리를 보는 탑‘이라는 뜻의 다메크스투파는 벽돌로 세운 탑으로 높이가 33여m나 된다. 전성기에 1만5천여명이 기숙사에 머물며 공부하던 나란다대학은 5~7섹기에 건축되었으나 11세기에 이슬람세력의 침공으로 인해 파괴되었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

 

도 어디를 가나 문화재가 넘쳐 나는 듯 했다.

인구 12억중 8억의 힌두교는 주신으로 창조의 신(브라마),

질서유지의 신(비쉬뉴),

파괴의 신(시바)의 모습들이 즐비하게 조각되어져 있으며  생활 자체가 종교인 듯 하였고,

이슬람(회교)식 건축물과 불교 발상지의 유적들이 잔존하고 있는바,

주인 없는 개들이 유적지 곳곳에 들어와 배설물(악취가 대단함)를 흘리고,

방문객들이 문화재위에 올라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두는 것이라든가,

유적지 안에 밭을 일구어 놓는 모습 등은 흡사 우리나라의 예전('60~'70년대)모습으로  

국보급인 첨성대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가 찍은 사진들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는 수행여행 단체사진에 첨성대 위에 학생들이 닥지닥지 올라가 붙어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인도 정부에서도 예산을 마련하여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나란다대학터는 이민족의 침략에 대해 그나마 방어를 위해 땅속에 묻었는데,

그 길이가 15km에 달한다고 하며, 현재 아주 일부만 발굴 조성해 두었고  향후 10년 내에 민가에 대해 부지를 매입하고 발굴 예정이라고 한다.

 

 

유채밭 

3일을 달려도 산 하나 보이지 않고 큰 나무가 즐비한 평원이다.

 

 

축복의 땅 - 비옥한 토지

 

3일을 자동차로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는다.

동남아 방식인 흩뿌리기 방식이 아닌, 우리나라처럼 포기를 심는(모내기)  벼농사는

막 추수를 끝내고 일부 탈곡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원형으로 쌓아 올린 볏짚 낟가리는 흡사 우리네 과거 시골풍경을 연상케 했다.

 

평지라서 강물이 천천히 흐르며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밀의 푸른 싹들과 유채밭은 싱그러움을 더해 주었는데

농업국가인 인도의 농업인들은 알부자들이 많다고 한다.

농사가 잘되어 수입이 좋고 쓸데없는 곳에는 쓰지 않기 때문이며,

‘욕심 없는  힌두의 가르침'에 따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꽃사원

- 이곳에서는 매일 5차례 다른 종교의 기도가 열린다.

 

 

 

공존의 땅 - 서로를 인정하며

 

지막 날 델리를 지나며 연꽃모양을 한 건축물을 마주하게 되었다.

캐나다 건축가 <파리보즈 사바>의 설게로 지어진 이 사원에서는

내부는 의자만 놓여져 있었고,

매일5차례 각기 다른 종교식으로 기도를 하는데 ,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조용히 명상에 잠기거나 지켜보기도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영국의 지배에 의해 종교를 나누어

회교도들은 파키스탄으로

힌두교는 인도로 억지로 나라를 갈라놓은 그들을 두고

 ‘영국놈들’이라고 스스럼없이 내뱉는 모습을 보고

마치 우리가 일제 식민치하를 겪었던 것처럼 ‘왜놈’이라고 부르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평화를 갈구하고 영혼의 안식을 찾는 인도와 인도인들에게

얼굴색이 다르다는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내면 세계를 짐작케 하였고 델리를 떠나며

다시 찾고 싶은 땅으로 뇌리에 깊이 남게 되었다.

 

나의 영원한 인도여,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