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농삿집
늙은 첨지 새 쫓느라 남녘 둑에 앉았는데
개 꼬리 조 이삭에 노란 참새 매달렸네.
큰 머슴아, 중 머슴아 모두 다 들일 가니
농삿집 온종일 낮에도 문 닫혔네.
솔개가 병아리를 채려다가 빗나가니
호박꽃 핀 울타리에 뭇 닭들이 꼬꼬댁 꼬꼬댁.
젊은 아낙네 광주리 이고 시내를 건너는데
어린아이 누렁이가 줄지어 뒤따르네.
翁老守雀坐南坡, 粟拖狗眉黃雀垂.
옹노수작좌남파, 속타구미황작수.
長男中男皆出田, 田家盡日晝掩扉.
장남중남개출전, 전가진일주엄비.
鳶蹴鷄兒攫不得, 群鷄亂啼匏花籬.
연축계아확부득, 군계난제포화리.
小婦戴棬疑渡溪, 赤子黃犬相追隨.
소부대권의도계, 적자황견상추수.
-朴趾源 박지원 -
翁 늙은이 옹(아버지) 雀 참새 작(검붉은빛깔)
坡 고개 파(둑,제방), 粟 조 속 拖 끌 타(풀어놓다)
狗 개구 眉 꼬리미,눈썹,가장자리 垂 드리울 수.
皆 모두 개 掩 가릴엄,닫다 扉문짝비.
鳶 솔개연,연 蹴 찰축 攫 붙잡을확 啼 울제 匏 박, 호박포
籬 울타리 리 戴 일대,이다,느끼다 棬 광주리권 渡 건널도
追 따를 추 隨 따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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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전가(田家)>.
우리나라 농촌의 가을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걸작이다.
그래서 남북한의 문학사에서 모두 이 작품을 싣고 있다.
우리는 이 시를 읽으며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으로
시작되는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하게 된다.
<memo>
* 鷄兒 병아리
* 疑 조심스럽게
* 赤子 어린아이, 발가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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