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샘터/소풍 Picnic

관악산 등반 2011.6.25

慈光/이기영 2011. 6. 28. 12:46

 

삐리리릿~♬

아침에 일터에서 국가자격 시험이 있어 잠깐 봐 주고 있는 사이 '장박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오늘 함께 관악산행에 동참하려는데 동행하지 않겠냐고.....

 

광역버스를 타고 선바위역에 하차(09:40) - 사당역 목적지에  10시 5분전 도착!

인선배님, 병태형이 맞아 준다.

좀 기다려 희수군, 총무 민규군, 마지막에 최회장님이 도착하시고...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관음사 방향으로 산길을 오른다.

 

 

10:56  인선배님은 등반 준비가 되지 않아 관음사까지만 함께하고 약속장소인 선바위역 근처로 먼저  출발,

약수터 옆을 지나며 여뀌, 고마리, 개망초 등 우리 풀꽃에 대해 이야기 한다.

최회장님은 매주 산행을 하신다고 한다.

 

11:08  바람이 잘 부는 능선에서 서울 시내를 조망한다.

태풍 메아리 덕분으로 비교적 깨끗한 하늘이다.

 

큰바위 얼굴 - 최회장님 ㅋㅋ

막걸리 1잔으로 목을 축인다. 

 

11:09 내 동기 장박

지난 번 부천모임에 이어 오늘 저녁도 한턱 쏘았다. 

 

희수군

열심히 산행하고 건강관리도 열심이다.

 

산초나무잎이 가지런하다

가시가 어긋나 있으므로 산초나무,

(난대,분지라고도 한다.-생선조림에 넣으면 비린내가 가신다)

 

이와 비슷한데 열매껍질이 무지 아린 것은

가시가 마주나기 하는 것으로 추어탕에 쓰는 <초피나무>가 있다.

=제피가루

 

 

11:33 연주대로 오르는 전망대다.

이때만 해도 좋았다.

 

이 전망대를 통과할 무렵부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11:34  전망대를 이탈하며 서울시내를 한번 더 조망하고

 

11:45  댕댕이덩굴

가을 10월이면 꽃진자리에 검푸른 열매가 조로롱 달린다.

 

 

11:41 거북바위

산 능선 너머로 구름이 몰려오는 모양이 심상치 않다.

 

11:58  바위형상이 재미있다.

 

 

12:22  돌양지꽃

간식을 하기로 한 헬기장 부근으로 이동하다가....

 

여기까지는 좋았다.

 

몇 발자국 건너니 빗줄기가 옆으로 때린다.

헬기장 부근에는 먼저 온 등산객들이 비가림막을 치고 간식을 즐기고 있다.

 

우리는 10여미터 아래에다 자리를 잡는다.

지난 밤에 소성주 2병과 미니족발을 구입하여 냉장보관하였다가

아침에 신문지 말아서 준비를 하였다. 야외에서 신문지는 요긴하게 쓰인다.

사당역 부근에서 공동 구입한 막걸리도 펼쳐놓고

희수군 부인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주먹밥과 각종 전들 - 아주 맛나게 잘 먹었다.

우산 쓰고 빗물 반, 막걸리 반을 말이다.

 

서둘러 뒷정리하고(절대로 흔적을 남기면 안되므로 쓰레기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샛길로 향한다. 병태형이 한기를 느끼는 것 같아 배낭 속에서 비닐 우의를 꺼내 건냈다.

 

30여분 걸었을까?

길이 점점 좁아지더니 급기야 벼랑끝에서 염소길(?)만 남겨두고 길다운 길은  없어져 버렸다.

민규군과 여러차례 오르락내리락하며 출구를 찾아보았으나 못 찾고

파이프(통신용)을 붙잡고 하산하기로 한다.

 

조심조심  기다시피 내려가니 비교적 평탄한 길이 나온다.

휴~하고 한숨을 내 쉬는 사이 그노무 철조망이 나타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최회장님과 의논하여 철조망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작은 능선 하나를 넘었다.

 

그런데

병태형이 보이지 않는다.

희수군에게 후미를 책임져 달라고 부탁했던 바, 뒤따르는 희수군에게 물어보니 '먼저가라'로 했단다.

등산로에서는 따로 떨어지면 사고가 발생하므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수 분을 기다리다가 역(back)행군을 한다.

 

처음 철조망 봉착한 자리에 병태형이 엄청 몸이 불편한 표정으로 쪼그린 자세로 앉아,

움직이지 못하겟다고 한다.

이로부터 30여분을 협조를 구하고 사정을 한 끝에......

허리가 아픈 병태형, 무릎-장박, 또 무릎-민규...이렇게 3은 협조로 바로 안전지대로 구조(?)를 하고...

 

최회장님과 희수와 나는 능선을 따라가면 좌우측으로 난 산책로가 있다는  안내에 따라 이동을 시작했다.

그 후 1시간여 헐떡거리는 숨을 몰아쉬며 능선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비가 세차게 몰아치고.....

연신 목마르다고 보채는 나에게 희수군은 조금만 참자고 한다.(배낭 속 깊은 곳에 물이 있다고 하면서)

 

목이 마르고 다리에 힘은 빠지고 허기가 차 온다.

30여분을 더 올라 가방을 뒤지던 희수군이 뻔데기와 참치 캔을 꺼낸다.

3명이 허기를 면한 참으로 요긴한 음식이었다.

희수군이 가방을 꾸리다가  부스러져 부스러기가 되어버린 라면 1봉지를 찾아낸다.

이것 역시 비상용 식량으로 제격 - 맛은 둘째치고 배를 열량을 보충하는 데 고마운 음식이엇다.

 

 

한기가 몸으로 스며든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서 연주대를 향하여 계속 오르다 보니,

또 길이 없어졌다.

 

난감하였다.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산허리를 돌아간다.

나뭇가지에 얼굴이 스친다. 따갑다.

앞서 가시던 최회장님이 '어이쿠!'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따라가 보니,

낙엽 쌓이 곳이 발이 푹 빠졌다. 그나마 발목은 다치지 않아 천만 다행이었다.

 

여러 곳 헤메다 보니 빗줄기는 더 굵어 진다.

우산을 접는다.

 

계곡- 골짜기로 향하기로 하고 내려다가 보니 물소리가 들린다.

물은 아래로 흐르므로 차라리 계곡을 따라가자라고 의논하고

물길을 따라간다.

빠지고 미끌어지고 할퀴우고.....

 

'그래도 길만 나타나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구렁텅이가 이런 것일게다.

아마도 1시간을 그렇게 헤메고 내려가다 보니,

철조망이 나타난다. 당초 병태형을 만나러 역행군을 시작하던 그 자리!

힘이 빠졌다. 무려 3시간을 헤멘 곳이 바로 제자리였다니....

 

철조망지기는 또 능선을 타라고 일러준다.

입으로는 '알았다'고 하면서

그냥 철조망을 따라 서쪽으로......

 

 

만남의 장소 선바위 00식당에 도착하니...

장박이 마당에서 달려 나오며

'112와 119에 실종신고' 해 두었다고 한다.

날은 저물고 안전지대로 난온 먼저 온 팀보다 3시간이나 지체되었고

휴대전화는 모두 불통이었으니......

 

암튼

우중산행에  준비 불충분과 샛길 산행은 금물!

두고두고 회자될 사건을 남기고 말았으니....

 

인선배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안전지대로 먼저 나선 3분께 마음 졸이게 해서 미안하고,

앞서 리드 잘 해주신 최회장님께 감사드리고

희수군 끝까지 좋은 얼굴로 안전하게 돌아 올수 있었던 감사드린다.

 

당초 2시간 예상,

총 8시간 행군.......

    

 

 

 

'마음의샘터 > 소풍 Picn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부로 땅을 뒤엎지 말라  (0) 2011.07.05
배경이 아름다워야  (0) 2011.06.29
6월의 숲  (0) 2011.06.08
문학야구장2  (0) 2011.05.26
[동영상]문학구장-2011.5.22  (0) 201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