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햇살 맑은 날에

慈光/이기영 2004. 12. 6. 16:43

 

햇살 맑은 날에
야트막한 뒷산으로 향하는 길은
왠지 우울한 마음 뿐

그리 쌀쌀한 날씨도 아니건만,
이 마음은 한 겨울 샛바람 처럼 뼛속 깊숙히
볼을 에이며 스며들고

 

산위에 오르면 바람이 너무 세어
눈을 뜰 수가 없어
이런 날이면 당신 꼭 잡아주고픈데


알싸한 가랑 잎 내음
윙윙거리는 바람소리
당신 사랑하는 마음 깊어갈 무렵
시린 가슴 만큼이나
스산한 가을은 깊어만 가고



혼자 걷는 산길은
외롭긴 하지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오르막 길을 힘들게 오르며
땀한방울 흘리면
복잡한 머리도 맑아지는 듯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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