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오늘처럼 씁쓸한 날에는

慈光/이기영 2005. 1. 28. 16:58

<오늘처럼 씁쓸한 날에는>
- 경솔함과 신중함에 대하여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절을 지켜서 대하라!'
특히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들 간에 지켜야 될 말.
이 말은 언젠가 대인관계 책자에 관해 쓴 부분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
또는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왕이면 상대를 배려하는 신중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말머리가 길면 재미없다.
실은 바로 얼마 전에 '보석덩어리'(아내를 이렇게 불러주기로 했다)와
전화로 나누던 이야기 말미에 벌어진 일이다.

서로 대화가 오갈 무렵,
평소에 나누던 사소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바로 그녀가 싫어하는 '뱃살'에 관한 이야기.....

보석이 말하기를
"다 이쁜 데, 당신 만나 아이 기르고 살림하다보니 늘은 것은 뱃살뿐이다"라고 하기에,
은근히 골려줄 심산으로
"뭐 출렁이는 당신뱃살이 너무 이쁜데.....'라고 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자신이 말할 때는 은근히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부분임에도
남이 그것을 말할 때는 기분이 상하는 일이다.

"당신 어찌 그리 경솔해요?"
그리고 그 즉시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중단되었고,
이제껏 아무 말도 없이 '침묵 시위'다.
대화가 끊어진 것이다.

말을 하기 전에 조금만 더 생각해 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신중함과 경솔함의 차이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해 보고는
답답하고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좀 더 신중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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