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여백이 깃든 그림이다.
절제된 아름다움,
그것은 비워둠으로써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이른 새벽 산사의 여명을 깨고
들려오는 목탁소리이다.
풍경 소리와 함께 아득히 영혼을 울리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서정적인 팝이나 클래식이다.
난삽한 가요보다는 '폴앵커의 Papa'와
'스메타나의 몰다우'가 가슴을 적셔주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소박한 우리 토속음식이다.
인스턴트는 편하지만 건강과 맛은
우리 것을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릇은
투박한 질그릇이다.
현란한 크리스탈보다는 은은하고
고풍스러운 멋이 풍기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연과 더불은 그의 성정은 지극히 맑디맑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꽃은
가꾸지 않아도 홀로피는 우리 들꽃이다.
장미에선 짙은 향기가 코를 자극하지만
수수한 들꽃에는 이슬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내가 찍고싶은 사진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들꽃사진이다.
구도와 색감보다는 산과 강, 그리고 잡초와 향까지
담을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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