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어지는
10분의 여유시간.
닫혀진 마음을 풀어 헤치듯 창문을 여니
잿빛하늘을 달려
싸아한 바람 한 줄기 몰려온다.
건너편 담장아래는
작은 풀잎들이 갈색 솔이파리들을 머리에 이고 있다.
방가지똥, 쇠별꽃, 제비꽃, 털별꽃아재비, 선씀바귀, 개여뀌....
언제 꽃을 피우려는지
이제 마악 몽오리 맺은 모습이 안쓰럽다.
하지만 서둘러 꽃을 피우고 곧 찬바람에
하나 둘 여린 잎들도 떨구고 나면
낮은 자세로 땅바닥에 살풋 몸을 기대고
긴 겨울채비를 할 것이다.
여리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작은 풀꽃을 보며
나의 마음 속 겨울채비는 어디쯤 와 있는지
창가를 서성이는 바람 속에서 생각해 본다.
200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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