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창 밖에는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려주고 있습니다.
첫눈에 대설주의보라니…….
눈 오는 날 강아지와 어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지요.
어릴 적에는 이처럼 눈이 오면 마냥 좋았었지요.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동무들과 눈싸움도 즐기면서…….
그러나 눈이 좋지 많은 않은 기억도 있네요.
눈이 많이 오면 외딴 집인 우리 집에서 마을까지
길을 내는-눈을 치우는- 작업은 정말 힘들었어요.
제설작업을 떠올리니
강원도에서 군에 근무할 시절이 생각나네요.
싸리비로 쓸어서 치워질 눈이 아니었지요.
넉가래를 넉넉히 만들어 눈을 모은 뒤
모아둔 눈은 트럭으로 치워야 했지요.
물론 도로는 제설차가 동원되어야 하고요.
부대 옆 가겟집의 한켠에 지은 방에 거쳐하고 있을 때
한번은 아침에 집을 나서려는데 출입문이 열리지 않더군요.
밤새 눈이 얼마나 많이 왔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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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내린 다음 날 보라색 팬지가 눈에 들어와 담아 보았어요>
눈이 많이 온 다음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하지요.
눈이 와서 불편은 해도
풍년이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지금은 시골에 피붙이 한사람도 없지만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연의 큰 변화에
먼저 시골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이치가 아닐는지.
그리고 하얀 눈처럼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하여
하늘에서 축복이 내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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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색의 팬지 꽃이파리 체온으로 눈을 녹이고 있네요>
200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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