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낡은 시집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곤
좋아하는 시를 찾아내어 다시 읽었습니다.
어느 늦가을.
아내랑 뒷산 산책 후 서점을 들러 구입한 시집.
표지가 나달나달해진 시집 안에는
아직도 그 가을비 우산속의 온기가 남아 있는 듯...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가을비 - 도종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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