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11.05
세상에 통하는 외길 하나 어슴프레 보이던 한줄기 가느다란 빛이 가물가물하는 심정이다. 이 세상 어디에 그 빛이 있을까? 한가닥 외로운 희망을 부여잡고 통곡을 한다. 오로지 그 희망만을 부여잡은채로..... 행복이라는 말을 알고 희망이라는 느낌을 알았기에 절망감은 더욱 더한 것일까? 살아가야 할 이유를..... 세상에 통하..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10.19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여백이 깃든 그림이다. 절제된 아름다움, 그것은 비워둠으로써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이른 새벽 산사의 여명을 깨고 들려오는 목탁소리이다. 풍경 소리와 함께 아득히 영혼을 울리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서정적인 팝이나 클래식이다. 난삽한 가..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10.15
창밖에 부셔지는 창밖에 부셔지는 햇살아래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하나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허허로운 자리 바람결에 일렁이는 나뭇잎소리 노란 나뭇잎을 타고 비치는 햇살 속에는 아름다운 당신 모습 서려있네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10.05
찔레꽃 필 무렵 H형! 언제나 찔레꽃이 필 무렵이면 형이 생각납니다. 오늘도 퇴근 무렵 우리가 가끔 지나치던 송도 청량산을 찾았다가 하얗게 피어난 찔레꽃을 보고 문득 형을 떠올렸습니다. 스무살을 갓 넘긴 80년대 초, 암울한 시기의 대학후문가에서 막걸리에 신김치 시켜놓고 맛 모르고 마셔대던 그때가 먼저 기억..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6.08
세분의 스승 내게는 스승이 세분 계신다. 머언 기억을 돌이켜 보면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개명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국민학교'라고 불러야 제맛이 나는 그런 시절이다. 철부지 여덟 살 어린 소년은 학교가기 보다는 나비를 쫓아다니기를 좋아했고, 개구리 잡는 것을 더 좋아했다. 논두렁에 불지르기를 좋아하다가..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5.17
오월의 기도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수년 전 우리나라 어느 가전제품회사의 캐체프레이즈다. 계란 크기만하게 타원형으로 만든 엠블램에 장미를 그려 넣고 이 글을 써 놓아 제품 전면에 붙이게 하였다. 꽃을 피우는 마음을 어떤 마음일까? 가을이 되면 고이 영글은 씨앗을 받아 이른 봄에 흙을 고른 후 씨앗을 뿌..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4.29
들꽃에 이는 바람을 느끼며 그대 선 작은 들판에서 나는 바람을 보았습니다. 작은 바람의 일렁임에도 손짓하는 그대의 눈빛을 보았습니다. 따사로운 눈길 외로움에 지친 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 주었습니다. 당신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비록 그리워하던 이들이 떠나가고 남은 빈터에 홀로 남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4.20
오얏나무 앞에서 오얏나무 앞에서 매화와는 다른 어떤 그리움이 베어 있어 내 그를 두고 어찌 발길을 멈추지 않으리 불 같이 타오르다 재가 될 지언정 한올 한올 작은 꽃잎되어 당신 곁에서 녹아지고 싶으니 내 그대를 사모하는 까닭에 진정 눈이 멀고 아슴아슴 들려오는 바람소리 조차도 들려오지 않아 귀가 멎는다해..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4.19
봄볕이 화사한 봄볕이 화사한 주말 오후... 책상머리에 앉아서 밀린 일 정리하다 말고 불현 듯 그리운 이를 찾았습니다. 꿈속에서 그리던 그님은 금방 화사한 웃음으로 맞아 주었습니다. 아주 꼬마 시절부터 맛보았던 상큼하고 새큼한 맛을 기억하게 해 주던 그 맛 그것은 언제나 싱그러운 기운을 주는 님의 향기입니.. 마음의샘터/붓가는대로 essay 2005.04.19